1. 학대나 유기에 관한 아동기의 외상 기억을 통해 작업하기
학대나 유기에 관한 아동기의 외상 기억을 통해 작업하기. 아동기의 외상 기억을 통해 작업하는 것은 체험적 작업의 최종적이고도 가장 어려운 단계입니다. 안내자 역할을 하는 치료자와 함께, 환자는 학대나 유기에 관한 외상 기억을 심상 속에서 회상하고 재생해냅니다. 치료자는 몇 가지 조건들이 갖추어지기 전까지는 외상에 대한 심상 작업을 시작하지 않습니다. 첫째는 환자가 압도되거나 자살 충동에 사로잡히지 않고 이 과정을 잘 견딜 수 있도록 안정되고 아주 높은 수준의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자가 준비되었는지 아닌지를 치료자와 환자가 함께 결정할 수 있습니다. 둘째, 치료자와 환자가 초기 회기 동안에 환자의 외상에 대하여 충분히 토론하기 전까지 치료자는 외상에 대한 심상 작업을 시작하지 않습니다. 달리 말하면, 치료자와 환자는 체험적인 작업을 시도하기 이전에 인지적 수준에서 외상에 대해 작업을 합니다. 셋째, 치료자는 심상 기법을 외상이 되는 자료에 적용하기 전에 외상 작업에 관한 심화한 훈련을 쌓아야만 합니다. 외상을 정의할 때 특징이 되는 것은 두려움, 무기력감 그리고 공포입니다. 외상 기억과 연결된 정서는 평범한 정서가 아니라 극단적입니다. 그 극단적인 정서는 정서를 감당하는 보통 사람의 능력을 압도합니다. 인간이 만들어내고, 인생의 초기에 발생하며, 아주 긴 기간에 걸쳐 반복되는 외상은 불행하게도 종종 아동기 학대와 방치로부터 나타나며 개인을 매우 황폐화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치료자는 치료적 관계의 맥락에서 환자가 외상과 연합된 감정을 담고 있도록 돕습니다. 그래서 환자는 외상과 연합된 감정을 혼자서 경험하지 않아도 됩니다. 환자가 감정을 견디어내고 외상을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결국 치료자와 환자 관계의 안정성입니다. 치료자와 환자의 유대관계는 환자가 본래의 외상에 전형적으로 귀인 해왔던 의미, 곧 자신은 무가치하다, 무기력하다, 고독하다는 감정을 중화시킵니다. 대조적으로, 치료의 유대관계는 외상적 경험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가치 있고, 보호받으며,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게 해줍니다. 학대의 기억들은 고통스러운 정서를 유발할 수 있기 떄문에, 환자가 그 기억을 회상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납득이 되는 논리적 근거를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절한 논리적 근거 없이 심상 속에서 학대의 기억을 재생시키는 것은 치유가 아니라 오히려 반복해서 외상을 입히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환자를 도와주기보다 환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치료자는 '공감적 현실검증'의 형태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합니다. 치료자는 학대를 기억해내는 데 있어서 환자의 고통에 공감해주며, 기억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환자의 소망에 대한 이해를 표현하지만, 상황의 현실성을 직면시킵니다. 환자가 학대를 기억해내는 것을 회피하면 회피할수록, 그 학대는 환자의 인생을 더욱더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반면에, 환자가 학대를 더 기억해내고 살펴볼수록 그 학대가 환자의 인생에 미치는 지배력은 점점 더 감소할 것입니다. 환자가 그 기억들을 계속해서 분리시키는 한, 그 기억들은 증상과 자기 파괴적인 행동의 형태로 환자의 삶을 계속 짓누를 것입니다. 그러나 반면에, 만일 환자가 그 기억들을 회상해내서 통합시킬 수 있다면, 환자는 결국 증상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것입니다. 치료자는 학대를 재생하는 목적을 설명합니다. 환자는 처음으로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상에 대한 정서와 외상 기억을 경험할 것입니다. 그다음에, 치료자의 도움을 받으며 학대자에게 대항하여 반격할 것입니다. 이것은 환자가 앞으로, 학대했던 자에 대항할 수 있는 그리고 자신을 학대하고자 하는 다른 사람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자신의 힘을 느끼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환자가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탐색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외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됨에 따라, 환자의 삶에 대한 외상의 지배력도 약화될 것입니다. 만일 환자가 학대로부터 어떤 좋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외상을 극복한 승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치료자는 심상 작업 동안에 한결같이 곁에 있을 것이라고 환자를 다시금 안심시킵니다. 치료자는 "저는 당신과 함께 여기에 있을 거예요. 당신이 고통스러운 감정을 견딜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목표는 학대에 관한 기억들이 환자를 더 이상 그토록 황폐시키지 않는 지점에 도달하는 것입니다.